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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위스터스 : 정이삭 감독님의 재난 영화 신작 소식

by silverscreen 2024. 2. 14.

 

1. 트위스터(1996)의 후속작

 

1996년 개봉했던 얀 드봉 감독의 유명한 재난 영화 트위스터의 후속작이 올 7월 극장가를 찾습니다. 어제 1차 트레일러가 공개되었는데 기대했던 것보다 훨씬 재미있어 보여서 기대가 됩니다. 쥬라기 공원, 본 시리즈, 인디아나 존스 시리즈 제작진이 선보이는 대형 스튜디오 재난 영화로 제작비는 2억 달러로 알려져 있습니다. 오랜만에 본격 블록버스터 재난 영화가 개봉한다고 하니 벌써 설렙니다. 


영화 미나리의 각본가이자 감독으로 오스카 후보에 오른 정이삭이 연출한 트위스터스는 골든 글로브 후보에 오른 데이지 에드가 존스와 글렌 파월이 토네이도의 엄청난 힘을 예측하고 길들이기 위해 모인 주인공들로 출연합니다. 에드가 존스는 대학 시절 토네이도를 만나 끔찍한 경험을 한 후 지금은 뉴욕에서 안전하게 폭풍 패턴을 연구하는 전직 스톰 체이서 케이트 쿠퍼 역을 맡았습니다. 그녀는 획기적인 새 추적 시스템을 테스트하기 위해 친구의 권유로 다시 대평원으로 향하게 됩니다. 그곳에는 이미 시끌벅적한 크루들과 함께 자신의 모험을 SNS에 올리는 데에 열중하는 매력적이고 무모한 소셜 미디어 슈퍼스타 타일러 오웬스(글렌 파월 분)가 트위스터를 쫓아와 있습니다. 폭풍 시즌이 심화되면서 전례 없는 무서운 현상이 발생하고, 케이트와 타일러, 그리고 그들의 경쟁 팀은 오클라호마 중부에서 목숨을 건 사투를 벌인다는 이야기입니다. 

 

1996년 흥행작인 트위스터의 제목에 s를 붙여 트위스터스라는 제목을 지었습니다. 전 편보다 더 강력한 트위스터들의 등장을 예고하는 것이겠지요. 공개된 줄거리를 보면 전 편과 거의 다를 것이 없어 보입니다만, 워낙 옛날에 보았던 기억이라 가물가물합니다. 정말 재미있게 보았던 기억만 가지고 있는데, 이번 기회에 다시 한번 볼 예정입니다. 

 

2. 미나리의 정이삭 감독님이 이런 영화를?

 

원래 이 기획은 2020년 탑건:매버릭의 감독 조셉 코신스키 감독이 리부트 하려고 했다고 합니다. 하지만 무산되고, 이번 개봉하는 트위스터스는 정이삭 감독의 연출로 속편 형식을 택했습니다. 정이삭 감독은 한국계 미국인 출신 감독으로 미나리를 연출해 우리나라에서도 유명합니다. 미나리의 각본과 연출을 모두 맡았었지만 이번 트위스터스에서는 각본가가 따로 있고, 연출만 하신 모양입니다. 물론 미나리 이외에 만달로리안 드라마의 에피소드 연출을 맡았던 경험이 있지만 대표작인 미나리를 생각하면 트위스터스 같은 재난 블록버스터 영화를 어떻게 연출했을지 굉장히 궁금해집니다. 

 

혹자는 미나리의 배경이 아칸소인데, 트위스터스도 바로 옆 오클라호마에서 일어나는 미국 내륙 평야 지대 이야기라는 공통점이 있지 않냐는 농담 섞인 분석도 하더라고요. 

 

3. 올여름 좋은 재난 영화를 기다립니다. 

 

1996년 원작인 트위스터는 지금도 사람들이 좋은 재난 영화로 손꼽는 명작입니다. 이번에 찾아보니 빌 팩스턴과 헬렌 헌트가 주인공이었네요. 너무 어릴 때 본 영화라 배우가 누군지도 모르는 채 보았어도 트위스터가 몰려오는 긴장감이 생생했던 기억이 납니다. 생각해 보면 히어로 무비가 매년 여름 극장가를 점령하기 전에는 꼭 한두 편씩은 큰 규모의 재난 영화들이 개봉하곤 했었습니다. 화산 폭발을 다뤘던 볼케이노, 화재 현장을 다룬 분노의 역류, 같은 해에 개봉한 소행성 충돌 영화 딥 임팩트와 아마겟돈, 지구가 얼어붙어 버린 투모로우. 기억나는 제목들만 해도 열손가락이 모자라네요. 

 

재난 영화는 보통 인간이 감당할 수 없는 규모의 사태를 보여주는데, 영화관에서 경험할 수 있는 최고의 스펙터클 중 하나입니다. 관객들은 스크린 너머로 안전한 장소에서 그 재난을 바라보지요. 영화 안에서 재난을 겪는 인간군상을 다양하게 그리면서 인간의 본성에 대해 생각하고, 풍부한 이야기를 즐길 수 있습니다. 그리고 더 좋은 점은 이런 재난 영화들은 항상 놀라운 협동심과 희생, 집단 지성을 통해 인간들이 위험을 극복한다는 점이겠지요. 오래된 이야기이지만 그것만큼 우리의 마음을 울리는 것도 없을 겁니다.

 

영화배우보다 할리우드 스타 배우라는 타이틀이 유효했던 지난날에는 슈퍼스타로 발돋움하려는 스타 지망생들이 자신의 필모그래피에 꼭 한 편씩은 재난 영화를 넣었던 것 같습니다. 흥행 가능성이 높고, 매력적인 주인공은 연기할 수 있는 좋은 기회이니까요. 재난 영화가 뜸해진 지 오래인 지금 이 영화로 글렌 파월과 데이지 에드가 존스가 한 발자국 더 스타 배우로 발돋움할 수 있을지 기대가 됩니다. 1996년 영화를 다시 보면서 올여름을 기다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