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왕가위 감독 특별 기획전
왕가위 감독의 대표작 기획전이 메가박스에서 열립니다. 2월 14일부터 27일까지 2주간 전국 메가박스 49개 지점에서 진행한다고 합니다. 왕가위 감독의 기획전 제목이 '우왕-왕가위다!'라니 진짜인가 싶지만 나름 눈길을 끄는 전략입니다. 기획전 상영작은 중경삼림, 해피투게더, 화양연화인데 이게 왕가위 감독 기획전인지 배우 양조위 기획전인지는 좀 헷갈리네요. 요즘 왕가위 감독님이 신작을 내고 있지 않으니 이 영화들의 개봉당시 이미 접한 관객들은 그 시절의 추억과 감정을 회상하고, 새롭게 리마스터링 된 화질로 영화관에서 관람할 수 있는 기회가 될 것이고 현재 10대, 20대 관객에게는 좀 신선하게 다가올 것 같습니다. 왕가위 감독 특유의 색채와 감성, 독특한 촬영법은 지금 새롭게 보아도 아이코닉할 것입니다.
메가박스 측에 따르면 왕가위 감독 기획전을 다양하고 즐겁게 관람할 수 있도록 다양한 이벤트를 진행한다고 합니다. 먼저, 이번 기획전을 통해 처음으로 선보이는 메가박스 시그니처 굿즈 ‘드로잉카드’를 관람객 대상 선착순으로 증정하는 이벤트를 진행합니다.
메가박스 ‘드로잉카드’는 앞면에 각 작품의 대표적인 한 장면을 드로잉 아트로, 뒷면에는 공식 포스터를 담았습니다. 손바닥만 한 작은 카드 크기로 보관 및 수집에도 용이하게 만들었다고 합니다. 드로잉카드는 기획전 각 영화 관람 시 선착순 무료 증정됩니다. 이후 기획전 세 작품을 모두 관람한 관객 중 추첨을 통해 3개의 드로잉카드를 보관할 수 있는 드로잉보드를 추가 증정합니다. 왕가위 감독 기획전 예매 및 드로잉카드 배포 지점은 메가박스 홈페이지 및 모바일 앱에서 확인할 수 있다고 하네요.
2. 중경삼림 리마스터링 보러 갈까?
이 글을 쓰게 된 계기는 바로 중경삼림 때문입니다. 해피투게더와 화양연화는 이미 보았거든요. 사실 화양연화는 최근에 리마스터링으로 재개봉했을 때 처음 관람했습니다. 해피투게더는 예전에 진작 보았었지만 영화관에서 관람할 기회는 없었는데 이 작품은 볼 때마다 장국영과 양조위의 사랑 이야기에 너무 마음이 아파 이번 기획전에서도 다시 볼 엄두가 안 납니다. 하지만 중경삼림은 많은 추천을 받았음에도 따로 보지 못했어서 이번 기획전을 통해 영화관에서 봐볼까 하는 생각이 드네요.
중경삼림은 왕가위 감독의 94년 영화로, 임청하, 양조위, 금성무, 왕페이 주연의 영화입니다. 홍콩 구룡반도 충킹맨션 주변을 배경으로 한 1부와 홍콩섬의 센트럴 지역을 배경으로 한 2부, 실연을 겪는 두 남자 경찰을 주인공으로 한 두 개의 에피소드가 옴니버스 형식으로 구성되어 있다고 합니다.
스포일러를 당하고 싶지 않아서 자세한 줄거리를 알아보고 싶지는 않지만, 한창 젊었을 적 양조위와 금성무의 빛나는 미모만으로도 충분히 볼 가치가 있겠지요. 다시는 느낄 수 없을 중국 본토 반환 전의 홍콩 분위기가 가득할 듯합니다.
3. 화양연화 리마스터링 이 기회에 꼭 보세요.
화양연화 리마스터링은 최근에 재개봉을 기회로 영화관에서 보았습니다. 양조위와 장만옥의 닿을 듯 닿지 못하는 애절한 사랑이야기인데 무엇보다 장만옥이 극 중에서 입고 나오던 치파오와 그에 걸맞은 우아한 아름다움에 넋을 잃고 봤던 기억이 납니다.
화양연화라는 제목처럼 두 사람의 인생에 가장 아름다운 한 때를 훔쳐보면서, 쉽게 사랑을 쟁취하고 표현하고 빠르게 식어버리는 요즘 감성과는 많이 다름을 느꼈습니다. 손 하나 잡는 것도 조심스러운 엇갈린 운명을 거스르지 않고 오히려 속으로 삼켜내는 안타까운 사랑이에요.
화양연화를 보지 않으셨던 분들은 꼭 이번 기회에 영화관에서 보셨으면 좋겠네요. 아름다운 화면과 섬세한 배우들의 연기, 음악을 제대로 느끼려면 영화관이어야만 한다고 생각합니다. 아무래도 왕가위 감독의 영화들이 기획전이라는 이름을 달고 꾸준히 재개봉하는 데에는 이유가 있습니다.